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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들기 전까지는, "과연 이 책이 재미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한 여자 아이의 성장기가 뭐 그리 대단하고 재밌을만한 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책을 들고 처음 몇 장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앤의 편을 들고 있으며,

앤이 진정 잘 되기를 바란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보았다.

한 아이의 아빠가 되고 난 이후라, 앤의 처지와 모습이 

더 공감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앤의 모습은, 아직 앤보다 한참 어린

우리 아이와도 닮은 면이 있다.

아이의 엉뚱한 상상력으로 인해

때로 웃기도 하고 때로 놀라기도 하고 때로 당황스럽기도 한 느낌이,

책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그러던 앤이, 한해 두해 지나면서 조금씩 자라더니,

어느덧 우리나라의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학교에 진학할 만큼 훌쩍 커버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를 졸업하고 선생님이 되기로 하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벌써 성자앟여 누구보다도 멋지고 성숙한 어른이 된 것이다.

우리 아이도 언젠가 눈 깜짝할 새에 훌쩍 커버리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앤처럼 건강하고 따뜻하고 행복한 아이로 잘 자라 주었으면 좋겠다.

 

앤이 이렇듯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 중에는,

늘 부모를 대신해 앤을 좋은 마음으로 돌봐주었던

매슈와 마릴라의 숨은 공이 있었다.

그뿐이 아니라, 순수하고 착한 앤의 친구들과 이웃들이 있었다.

어릴 때 고아가 되고 슬픔을 겪었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순수한 사람들 틈에서,

자신의 기질과 장점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면서

행복한 아이로 자라고, 행복한 어른이 된다.

한편, 앤에게 있어서 매슈와 마릴라 및 좋은 이웃들은 너무나 큰 선물이었지만,

앤 자신도 주변 사람들에게 아주 큰 선물이고 기쁨이었다.

앤 덕분에 주변 사람들도 그만큼 재밌고 행복하며,

많이 웃을 수 있었고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좋은 부모와 이웃을 만나게 된 아이에게도 축복이고,

아이를 만난 부모 및 주위 사람들 모두에게도 축복인 것이다.

 

좋은 이웃을 만난다는 것, 그것을 감사히 여긴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앤과 같은 상상력과 긍정에너지가 있다면,

인생의 숱한 어려움들을 헤쳐나가면서 늘 밝게 살아가는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앤의 엉뚱한 실수가 주는 재미도 있지만,

결국에는 가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래서 더 많이 공감하게 되고 재미도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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