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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얼마 전 읽은 '빨강  머리 앤'을 떠올리게 한다.

두 소설 모두, 성장소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커버린 주인공이 처음과 다르게

조금 혹은 많이 의젓해지고 어른스러워진 모습을 보면서 같이 흐믓해진다.

또한 그 과정을 함께 하는 주변 인물들, 이웃들의 모습에서

따뜻한 정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차이점도 몇가지 드러난다.

앤과 다르게 톰은 남자아이이다. 

앤은 무언가를 잘해 보려다가 실수를 해서 말썽을 일으키는 것이라면

톰은 타고난 장난꾸러기이고, 장난기를 주체 못해 결국 말썽을 일으킨다.

또한, 앤이 일상 속에서 겪는 일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그렸다면,

톰은 본격적인 모험을 떠나는 에피소드가 몇가지 추가된다.

무엇이 더 재밌고 덜 재밌고의 문제가 아니라,

소설을 쓴 작가의 의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톰 소여의 모험은, 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어른 세계의 모순과 어두운 부분을 풍자하고 비판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함, 익살 맞은 장난, 따뜻한 마음, 유머, 모험과 함께

아이들의 무분별함, 어른들의 범죄 등도 함께 어우러져 있고,

그래서 배꼽 잡고 웃다가 스릴감을 느끼고, 또 그러다가 휴머니즘에 감동받기도 한다.

서부 개척 중이던 당시 미국의 시골 마을 모습도 어느 정도 보여준다.

톰과 허클베리 및 친구들이 하는 장난의 수준은,

오늘날의 기준으로 보면 수위가 높은 편이다.

아이들이 담배를 피기도 하고,

학교에서 체벌을 받기도 하고,

며칠씩 집을 떠나 무인도에 가기도 하고,

공동묘지에 드나들고...

어린이가 이런 장난을 쳐도 되나 싶기도 하고,

아이들이 이렇게 자유롭게 지내는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예전과 지금의 생활기준이나 사고방식이 사뭇 다르듯이,

당시 미국 서부 시골의 모습을 떠올려 상상해 본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이 책의 다음에 이어지는 '허클베리 핀'이 또한 더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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